티빙도 ‘스포츠 중계권’ 눈길, ‘광고 시장’으로의 변모 위한 앞길 다지기

스포츠엔 관심 없는 넷플릭스, 틈 사이 비집고 들어간 OTT들 스포츠 중계, 흥행 보장되고 투자금 회수도 용이해 중계권 확보 경쟁 심해질 듯, “수익구조 이원화 시작”

사진=바이에른 뮌헨

대한민국 축구 대표 수비수 김민재가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를 경신하며 독일 분데스리가의 명문 바이에른 뮌헨 이적을 확정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5월 개국한 스포츠 채널 tvN SPORTS와 OTT 티빙이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를 독점 중계하기로 해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스포츠 중계권’으로 이용자들을 끌어모은 쿠팡플레이의 전략을 타 OTT 사업자도 따라가는 모양새다.

티빙, DFL 슈퍼컵 스포츠 중계권 확보

김민재 선수의 첫 경기로 유력한 오는 8월 13일 일요일 새벽 3시 35분 열리는 DFL 슈퍼컵이 tvN SPORTS의 현지 생중계로 방송된다. DFL 슈퍼컵은 분데스리가 우승팀과 독일의 FA컵인 DFB 포칼 우승팀이 맞붙는 단판 승부로,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바이에른 뮌헨과 RB라이프치히의 대결이다.

이번에 주목되는 점은 티빙이 스포츠 중계권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이트글로벌에 따르면 글로벌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5,000억 달러(약 3,217조2,500억원) 규모에서 매년 9.5% 성장세가 예상된다. 현재 시장 규모만 해도 지난해 한국 경제 국내총생산(GDP)인 2,162조원을 크게 상회한다. 이 같은 시장의 성장 요인은 OTT 플랫폼의 고부가가치 콘텐츠 확보 경쟁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티빙이 분데스리가 중계권을 확보한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사진=티빙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안정적인 맛’의 스포츠 중계권

앞서 쿠팡플레이는 일찌감치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 홋스퍼와 같은 프리미어리그 경기와 함께 NFL, NHL과 같은 다양한 종목 생중계를 진행해 왔다. 지난해부턴 K리그와 공식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저렴한 요금제와 스포츠 콘텐츠 등을 통해 쿠팡플레이는 올해 5월 기준 월간 사용자 수 431만 명을 기록하며 웨이브를 제치고 국내 OTT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스포츠 콘텐츠를 통해 ‘급성장’을 이뤄낸 셈이다.

이에 업계에선 쿠팡플레이의 스포츠 중계 콘텐츠 라인업이 플랫폼 락인(Lock-in)효과를 불러일으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락인효과란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고 기존 가입자 이탈을 방지하는 것을 뜻한다. 스포츠 중계 콘텐츠는 타 콘텐츠와 달리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는다. 드라마 같은 경우 로맨스 장르라 해도 시나리오, 출연진, 연출진 등 여러 요소에 따라 흥행 여부가 갈리지만, 스포츠 중계는 해당 종목에 관심이 있는 팬이라면 누구나 꾸준히 본다. 계속해서 특정 시청자가 ‘락인’되는 것이다.

특히 스포츠 중계권은 흥행 보장과 투자금 회수가 용이해 안정적인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는 주요한 수단이 된다. 한 스포츠 콘텐츠를 독점 제공하게 되면 해당 스포츠의 고정적인 스포츠 팬층을 구독자로 끌어들이게 돼 안정적인 수익 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OTT가 구독자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도 ‘시즌 쪼개기’를 통해 순차적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한 시즌이 반년 넘게 진행되는 호흡이 긴 스포츠 콘텐츠는 고정 구독자 확보에 상당히 용이하다. 게다가 스포츠 콘텐츠는 같은 종목의 다른 콘텐츠 확장 가능성도 높다. K리그 중계를 꾸준히 봐 온 팬이라면 ‘FIFA 월드컵 2026 아시아 지역 예선’ 같은 다른 축구 중계 콘텐츠도 시청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애플티비 플러스(Apple TV+), 아마존프라임비디오 등 다른 글로벌 OTT도 스포츠 콘텐츠를 주목하고 있다. 스포츠 콘텐츠를 글로벌 OTT 점유율 1위 넷플릭스와 경쟁하기 위한 무기로 삼은 모양새다. 애플티비 플러스의 경우 지난해 미국 프로야구(MLB) 중계를 시작한 데 이어 미국 프로축구(MLS)를 올해부터 10년 동안 독점 생중계하기로 했으며, 아마존프라임비디오는 미국프로풋볼(NFL) 경기 일부를 독점 중계하고 있다.

쿠팡플레이 시리즤/사진=쿠팡플레이

‘가성비 콘텐츠’ 스포츠 중계, 이제는 OTT 업계 ‘대세’

당초 스포츠 중계 콘텐츠는 가성비 좋은 콘텐츠, 통신사 전용 콘텐츠 정도의 인식이 강했다. 실제로 손흥민(토트넘) 선수와 황희찬(울버햄프턴) 선수가 뛰고 있는 프리미어리그의 중계권 가격은 2013년 연간 1,330만 달러(약 170억 9,715만원)가량에 불과했다.

그러나 쿠팡플레이의 성공 이후 상황이 반전됐다. 특히 OTT 업계 입장에서 기존 서비스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액에 구해 볼 수 있는 스포츠 중계권은 말 그대로 ‘신의 티켓’이나 다름없었다. 스포츠 중계권 확보는 글로벌 OTT 공룡 넷플릭스가 스포츠에 관심을 두지 않는 상황에서 후발주자들이 손쉽게 넷플릭스를 뒤따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실제 미국에서 아마존은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한 이후 유료회원제를 안착시키는 데 성공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낸 바 있다.

전문가들은 미디어 기업들의 스포츠 중계권 확보 경쟁이 올해에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주목하는 건 ‘광고 수익’이다. 현재 국내 토종 OTT들의 주 수익원은 구독료로 한정돼 있다. 그런 만큼 적자를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데, 스포츠 중계권을 활용하면 이원화된 수익구조를 가져올 수 있다. 일부 OTT는 중계 시 지상파 광고를 송출하는 게 아닌 대체 광고를 진행해 광고 수익을 이미 벌어들이고 있다. 이제 OTT 시장은 가입자 구독 시장에서 광고 시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광고의 경쟁력은 실시간 방송에서 발생하는 만큼, 스포츠 중계권의 중요성은 갈수록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