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나가는 국내 예능 프로그램들, ‘日 카피’ 오명도 옛말

환승연애, 피의 게임 등 OTT 예능 해외 수출 방송 예능부터 시작된 포맷 수출, 런닝맨 등 현지서 ‘대성공’ 남은 과제는 IP 고도화, 해외 팬들 더 강력히 사로잡을 수 있어

티빙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환승연애’/사진=티빙

K-콘텐츠의 높인 인기를 바탕으로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예능 포맷이 잇따라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당초 우리나라는 일본 예능을 그대로 베낀다는 웃지 못할 오명을 써왔다. 그런 우리나라가 이제는 예능 포맷을 해외로 수출할 정도로 콘텐츠 강국이 됐단 사실에, 일각에서는 ‘감개무량하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해외로 수출되는 OTT 예능 포맷

14일 OTT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공개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재팬의 연애 리얼리티 예능 <러브 트랜짓>이 플릭스패트롤 기준 TV쇼 부문 8위를 기록했다. <러브 트랜짓>은 국내 OTT 티빙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환승연애>의 일본 리메이크 작품이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재팬 TV쇼 부문 ‘톱10’ 중 애니메이션을 제외한 작품은 <러브 트랜짓>이 유일했다. 그만큼 흥행에 ‘대성공’했다는 의미다.

K-콘텐츠의 성공이 OTT 예능의 인기까지 덩달아 견인하면서 포맷 수출 계약도 잇따라 성사되고 있다. 국내 OTT 예능 시청자의 ‘콘크리트층’은 상당히 두텁다. 특히 해외 국내 OTT 예능이 해외에까지 알려지며 해외 시청자들의 눈까지 사로잡는 모양새다. 그런 만큼 국내 OTT 예능 프로그램을 현지의 특성을 살린 예능으로 리메이크해 리스크 적은 포맷 수입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티빙은 <환승연애> 이외에도 예능 프로그램 <제로섬 게임>의 라이센스 계약을 베트남과 체결한 상태다. 웨이브도 오리지널 예능 <피의 게임>의 포맷을 프랑스·벨기에·독일·네덜란드·이탈리아 등 전 세계 10개국에 판매했다. 웨이브와 <피의 게임>을 공동 제작한 MBC 관계자는 “포맷이 판매된 일부 국가에서 올여름 프로그램 제작에 들어가 내년에 현지 시청자에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판 꽃보다 할배 ‘Batter Late Than Never’/사진=NBC

예능 포맷 수출, 방송 프로그램에서 먼저 성과 거둬

사실 예능 포맷 수출은 방송 프로그램에서 먼저 성과를 거둔 전략이다. 앞서 엠넷 <너의 목소리가 보여>가 전 세계 28개국에 수출되는 등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전체 수출 중 방송 프로그램 포맷 판매의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1년 콘텐츠 산업조사’에 따르면 방송 프로그램 포맷 수출액은 2020년 1,288만 달러(약 163억원)에서 2021년 1,491만 달러(약 189억원)로 늘어나는 추세다.

해외로 수출된 대표적인 방송 예능 프로그램으로는 <런닝맨>이 있다. SBS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은 해외 수출 이전부터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려왔고, 이를 바탕으로 SBS는 지난 2014년부터 <런닝맨>의 중국판인 <달려라 형제>를 저장위성TV와 공동 제작했다. <달려라 형제>는 중국에서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하는 시청률 5%를 기록하며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tvN의 <꽃보다 할배>도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꽃보다 할배>는 특히 아시아권을 넘어 미국에까지 수출됐다. 미국판 <꽃보다 할배>인 <Batter Late Than Never>은 ‘미국 할배’들이 아시아 등지를 여행하는 모습을 리얼하게 담았다. NBC에서 방영된 <Batter Late Than Never> 시즌 1은 매회 동 시간 시청률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것으로 알려졌다.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영화나 드라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에 속한다. 그만큼 투자 리스크가 적다는 의미다. OTT 업계의 경쟁이 심화되는 와중 예능 프로그램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문가들의 견해가 나오는 이유다. 투자 비용이 적다는 건 투자 효율성이 높음을 뜻한다. 투자 효율성이 높아지면 이익을 극대화할 수도 있고, 여타 프로그램 제작에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제작을 마무리할 수도 있다. 특히 포맷이 수출될 경우 흥행 성적에 따라 시즌제로까지 확대될 수 있어 장기적인 IP(지식재산권)의 경쟁력을 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K-콘텐츠에 대한 높은 관심, 이제는 저변 넓혀야 할 때

최근 K-콘텐츠에 대한 해외 팬들의 관심은 지대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과 해외 주요 국가의 K-컬처 콘텐츠 2022년도 이용 현황을 살펴본 결과 해외 거주자들의 ‘한국에 대한 인지’는 96%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22.8%가 “한국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다”고 답했고 나머지 응답자의 47.4%는 “한국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에 대해 모른다’고 답한 응답자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K-콘텐츠에 대한 팬층의 범위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한국 콘텐츠는 그동안 주로 아시아권에만 수출되는 경향이 강했지만, 2016년부터 북미와 유럽의 비중이 22%로 늘어나는 등 아시아권 외 지역에서도 ‘통하기’ 시작했다. 이런 해외 팬들이 K-콘텐츠의 위상을 더욱 드높이고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보다 많은 해외 팬들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 도모다. K-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이 K-포맷 수출의 적기다. 콘텐츠의 소재를 넓히고 IP를 더욱 고도화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인기를 얻은 K-포맷은 음악, 음식 등 몇 가지 분야에 국한돼 있는 만큼 창의적인 예능 소재를 보편적인 콘텐츠로 재생산해 내는 등 콘텐츠의 저변을 넓혀나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